한주 동안 평안하셨나요? 입추가 지나고 나니 아침저녁으로 제법 선선한 바람이 불어요. 산책하기에 더없이 은미씨의 한강편지 363 💌 8년의 한강 오디세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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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주 동안 평안하셨나요?
입추가 지나고 나니 아침저녁으로 제법 선선한 바람이 불어요. 산책하기에 더없이 좋은 날들이네요. 저는 가볍게 달리기를 할 때에는 고개를 살짝 쳐들고 바람을 크게 들이쉬기도 하고, 하늘 가장자리에 걸린 구름조각을 보며 흐뭇하게 웃기도 해요. 그냥 좋더라고요. 바람이 불기만 해도, 더위가 조금 가시기만 해도, 삶이 이렇게 쾌적하다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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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를 비롯하여 한강 활동가들은 요즘 8주년 창립행사 준비에 공을 들이고 있어요. (벌써 8년이라니!) 선유도에서 시작하여 샛강을 지나 장항습지, 여강을 거쳐 미호강과 중랑천으로 흘러간 8년의 오디세이. 한강의 시작부터 함께 해오며 저에게 한강은 뭘까 생각해봅니다. 저에게 한강은 관심, 호의, 돌봄, 관계맺음, 책임, 그리고 가족 같은 것이 아닐까 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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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 생태를 가꾸고 강문화를 만들어
세상을 풍요롭게 시민을 행복하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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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여름 창립할 때 만든 한강의 슬로건이죠. 이 문장을 수도 없이 말해왔지만, 막연하고 큰 이야기라고만 생각했어요. 하지만 8년이 흐른 지금에 보면 이 슬로건을 훨씬 뛰어넘는 변화와 기적이 일어나고 있어요. 무척 생생하고 구체적으로 말이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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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샛강에서 장항습지에서 중랑천에서 남한강에서 미호강에서 강을 돌봤죠. 쓰레기를 정말 많이 치웠어요. 봄철 하천대청소 때나 수해가 휩쓸고 간 다음 쓰레기들은 어마어마했죠. 가시박과 환삼덩굴, 단풍잎돼지풀 같은 생태교란종도 뽑고 자르고 걷어내고… 힘든 일이었어요. 새들과 수달의 집을 짓고 비오톱과 둠벙을 만들고 겨울이면 새들을 먹이고, 나무와 꽃을 심고 생물상을 조사하고 멸종위기종들을 지켜내고… 수만 명의 자원봉사자들이 도왔죠. 이런 일을 하고 나니 우리가 가꾼 강의 모든 공간들에 점점 더 많은 생명들이 깃들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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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태와 문화를 결합한 프로그램들로 시작했어요. 저는 시를 읽으며 산책하는 프로그램을 직접 운영하기도 했죠. 생태, 인문, 기후환경, 자원봉사, 모니터링 프로그램 등 프로그램이 많아지고 다채로워졌어요. 거기다 한강유람단이 생겨 강을 유람하며 배우고 즐겼죠. 샛강유람극장, 중랑천예술제, 기후투어, 성동원앙축제 등등 다양한 축제들이 펼쳐졌어요. 강에서 놀고 즐기는 사람들이 늘어났죠. 저는 축제도 유람단도 다 좋아하는데 그 중에서 금강의 여울을 손잡고 건너던 기억이 참 좋았어요. 뜨거운 모래 위에 누워 꼬마물떼새 소리에 귀 기울이던 시간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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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조합이 있어서 세상이 다만 얼마라도 좋아졌을까요? 저는 감히 ‘그렇다’라고 하고 싶습니다. 우리 동네 강을 지키겠다고 나서는 사람들이 생겼고, 야생동물들을 돌봐주는 손길들이 늘었죠. 우리의 활동으로 꽃들이 피어나고 나무들이 자랐죠. 수달이 돌아오고 맹꽁이들이 알을 낳았어요. 장애인과 노인들 일자리가 만들어지고, 수만 명의 자원봉사자들이 가치 있는 일을 하며 보람을 느꼈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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샛강에서 왜가리 할머니, 맹꽁이 할머니로 살아가시는 김정순 선생님 같은 분을 보면 더욱 확신하게 되죠. 정말 행복해보이시거든요. 한강조합은 많은 분들의 삶을 바꾸고 있다고 믿어요. 좋은 쪽으로 말이죠. 김명숙 수달선생님, 박경화 샛강시민 대표님, 우중가 로맨님, 석락희 한강유람단장님, 지오 같은 수달탐사대 어린이들… 물론 저 역시 한강이 있어서 행복한 사람입니다. 그래서 한강과 한강애인님들께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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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은 대가족입니다. 우리가 강을 돌보며 만나는 자연의 생명들을 우리는 가족이라 여깁니다. 그들이 잘 먹고 잘 사는지, 늘 관심이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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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토요일에는 이른 아침부터 60여명의 시민들이 모였습니다. 중랑천 강가에 모여 장갑과 팔토시를 끼고 가슴장화를 착용했습니다. 지난 수해 때 피해를 입고 무너진 수달 서식처 (우리는 ‘수달섬’이라 부릅니다.)를 복구하기로 했거든요. 이곳 수달섬에는 지난 봄에 수달엄마가 젖먹이 새끼에게 젖을 먹이며 키우는 모습이 카메라에 잡혔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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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수달탐사대 어린이들, 청소년 수달남매들, 성난고래의노래 자원봉사자들, 정희정 박사님 부녀를 비롯한 지역 주민들이 한달음에 와주셨습니다. 뜻깊은 일에 유보화 성동구청장님도 동참했습니다. 한강애인이기도 한 이민옥 시의원님도 남편분과 같이 와서 일손을 보탰어요. 모든 분들이 감사했지만, 구청장님이 열성적으로 일해주셔서 참 좋았습니다. 버드나무에 걸린 쓰레기들을 걷어내고 모래 유실을 막기 위하여 돌멩이를 쌓으셨죠. 그런 일을 하시며 수달섬이 왜 필요한지, 중랑천에서 야생동물 생추어리를 왜 지키는지 생생하게 느끼셨을 것 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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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강에 깃든 대가족을 돌보며 지내온 한강이 8주년을 맞습니다. 다음 주 20일에 열리는 8주년 창립파티는 우리 모두의 열정을 선보이는 ‘passion show’로 꾸며집니다. 오셔서 함께 웃고 함께 즐기며 시원한 한줄기 강바람 같은 행복 얻어가셔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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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우리 곧 만나기로 해요.
2026.08.13
한강 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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