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새 우리 곁에 새들이 내려앉았어요. 청둥오리와 흰뺨검둥오리, 왜가리와 백로들이 살아가는 중랑천에 겨울 손 은미씨의 한강편지 320_규원의 칸나, 규원의 한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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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새라는 말 –
공중을 가르며 한 획 공기의 붓질로 태어난 듯한
그 틈새로 맑은 바람이 순식간에 뿜어져 나오는 듯한
(김선우 시 ‘새야’ 부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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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애인님들께.
중랑천을 걸어보세요.
어느새 우리 곁에 새들이 내려앉았어요. 청둥오리와 흰뺨검둥오리, 왜가리와 백로들이 살아가는 중랑천에 겨울 손님 원앙들도 벌써 오기 시작했어요. 강물 위에서 또 강가에서 새들이 유유자적 가을을 보내고 있네요.
맑은 날에는 중랑천을 걸어보세요.
우중가든과 강변가든에는 가을 꽃들이 가득 피어났어요. 백일홍 꽃들이 서서히 떠나갈 채비를 하는 사이 소국, 감국, 산국 같은 국화류 꽃들, 이국적인 이름을 가진 다양한 꽃들, 그리고 붉은 칸나가 피어났어요. 비가 내린 다음 날, 중랑천에 일하러 나간 이영원 선생님이 칸나 소식을 전해줬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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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나가 처음 꽃을 핀 날은
신문이 오지 않았다
대신 한 마리 잠자리가 날아와
꽃 위에 앉았다 갔다
칸나가 꽃대를 더 위로
뽑아올리고 다시
꽃핀 날은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고
다음 날 오후 소나기가
한동안 퍼부었다.
(오규원 ‘칸나’ 시 전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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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1년생이신 오규원 시인은 어느 날 칸나를 보았을 거예요. 칸나가 처음 핀 날은 신문이 오지 않았다고 시인은 말해요. 세상 시끄러운 소식도 잠잠하게 숨을 죽이고, 잠자리 한 마리만 앉았다 갔다고 하죠. 시인은 칸나를 보고 또 보았을까요. 긴 목을 가진 여자처럼 꽃대를 세워 조용하게 어딘가를 바라보는 듯한 칸나를 오래 바라보았을까요. 칸나가 꽃대를 더 위로 뽑아내던 다음 날 오후에는 소나기가 한동안 퍼부었다지요.
중랑천에도 칸나가 피었어요. 누가 심었는지 저는 몰라요. 우중가 로맨 님인지 홍반장님인지 이영원 선생님인지 염키호테님인지 모르겠어요. 이미 꽃을 피우기 시작한 칸나도 있고 땅으로부터 부지런히 꽃대를 밀어올리고 있는 칸나도 있어요. 크고 작은 칸나 줄기들이 듬성듬성 서 있고, 지난 여름 명재성 선생님이 갖다준 채송화들이 알록달록 꽃밭을 채웠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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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적추적 가을비가 내리는 날에는 중랑천을 걸어보세요.
찬바람이 불지 않는다면 그럭저럭 걸을 만하겠죠. 우산을 받치고 앉아 빗방울로 세수하는 꽃의 말갛고 고운 얼굴을 가만히 들여다 보세요. 트럼프, 주식, 경제, 캄보디아, 납치, 팔레스타인, 이스라엘, 대림동, 폭력 폭력 혐오, 한강버스, 서울항, 그레이트 한강, 개발 개발 개발… 끝없이 쏟아지는 세상의 소음들이 일순간에 멈출 수도 있어요. 꽃과 마주 앉아 말을 거는 순간에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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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천 정책에서도 비슷한 일이 있다. 바로 이명박이 4대강을 죽인 일이다. 그런데, 뿌리를 찾아올라가면 이명박이 4대강을 죽이기 전에 이미 서울에서 박정희와 김현옥, 전두환 등이 한강을 죽였다. 그 죽은 서울 한강의 모습이 나중에 4대강의 모델이 됐다.
그 서울 한강을 좀 바꿔보자는 움직임이 일어났다. '시민의 한강'이라는 그룹이다. 환경 운동가와 도시 운동가, 정치인 등이 참여한 모임이다. 이들은 2006년 1기 오세훈 이후 더욱더 나빠지고 있는 한강을 다시 살려보자, 시민이 주도권을 되찾자는 뜻에서 모였다. (중략)
서울 한강은 한국 강의 상징이고, 모델이다. 서울 한강을 바꿀 수 있다면, 4대강을 바꾸는 일도 어렵지 않을 것이다.
(김규원 한겨레신문 기자의 10월 1일 페이스북 글 부분 인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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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규원 시인의 시를 읽다가 말장난처럼 한강의 ‘규원’도 떠올랐습니다. 강을 사랑하고 지키려는 훌륭하신 언론인 김규원 기자님이죠. 요즘 그는 강을 걱정하고, 강을 지키는 일에 몸과 마음을 쓰고 있어요. 그가 기사에서 쓴 것처럼 한강을 개발이 아닌 상생의 강으로 바꿔보자는 움직임이 시작되었습니다. 한강을 구하자 119. ‘시민의 한강’은 11월 9일에 창립대회를 가질 예정입니다.
강을 죽이던 시대에서 이제는 강을 살리고 강의 수달과 원앙을 돌보고 강가에 꽃과 나무를 심는 시대로 옮겨갔으면 좋겠습니다. 그 걸음을 자박자박 함께 만들어 가고 싶습니다.
그 강에 가고 싶다. 중랑천에서 또 한강에서 우리 우연히 만나요.
오늘은 모처럼 파란 하늘이 반겨주네요.
평안한 하루 보내시길 빕니다.
2025.10.16
한강 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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