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들에게 묻고 싶다. 의혹이 가득한 위탁업체 선정 과정에 대하여 여전히 부족한 해명은 그렇다고 치자. 우리는 좀더 본질적인 것을 묻고 싶다.
한강 생태공원의 버드나무 뽕나무 참느릅나무들을 괴롭히는 생태교란종은 누가 치울 것인가? 프로그램 업체가 치울 것인가?
맹꽁이가 사는 둠벙과 수달이 사는 강은 누가 보호할 것인가? 서식지를 만들어주고 집을 지켜주는 일을 프로그램 업체가 할 것인가?
한강 생태공원에서 갖가지 생태문화 체험을 하고, 자원봉사를 하고, 공원을 즐기는 시민들이 이제 그곳을 고향이라고 부른다. 프로그램 업체는 이들의 고향을 지켜줄 것인가?
발달장애인들, 대한노인회 어르신들, 중장년 어른들이 생태공원에서 몇 년째 일을 하고 있다. 우리들은 이들에게 일감을 주고 생태교육을 실시했다. 프로그램 업체는 장애인과 어르신들의 일자리를 없애지 않겠다고 장담할 수 있는가?
우리의 질문들에 대해 진솔하게 답변하기 바란다. 난지, 여의도샛강, 야탐, 고덕, 암사생태공원...이 곳들을 고향삼아 살아가는 수달과 맹꽁이가, 물총새와 박새가, 잉어와 참게가, 그리고 이런 작은 존재들을 사랑하는 시민들을 프로그램 업체는 여전히 사랑하고 지켜줄 것인가? 사랑의 약속이 없다면 우리는 결코 떠나지 않는다. 우리는 이 작은 존재들에게 지켜준다는 약속, 사랑의 언약을 했기 때문이다.
2025.03.25
고덕수변생태공원 수탁기관 생태보전시민모임, 난지수변생태원 수탁기관 녹색미래, 암사생태공원 수탁기관 숲엔휴협동조합, 여의도샛강생태공원 수탁기관 사회적협동조합 한강, 한강야생탐사센터 수탁기관 물푸레생태교육센터
(이번 한강편지는 지난 25일 은미씨가 쓴 기자회견문으로 대신합니다.) |